위안화 환율 달러당 8위안으로 갈 것인가?

위안화 환율의 역사적 흐름

1980년대 중국 위안화(CNY)의 미국 달러(USD) 대비 절하 현상은 당시 중국의 경제 정책과 글로벌 경제 상황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1980년 이후 달러당 위안화 흐름, 출처:매크로 트렌드>

1980년대 위안화의 급격화 절하

첫째, 경제 개혁 및 개방의 시기였습니다.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에 걸쳐, 덩샤오핑의 지도 하에 중국은 중요한 경제 개혁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폐쇄적이고 중앙 계획적인 경제에서 더 시장 지향적인 경제로의 전환을 의미했으며, 이러한 변화는 외국 무역 및 투자 정책의 개혁을 포함해 화폐 가치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둘째, 환율 정책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개혁 이전 중국의 환율은 고정되어 있었고, 이는 수출과 경제 성장에 장애가 되었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점진적인 절하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셋째, 이중 환율 체제의 운영이었습니다. 1980년대 중국은 공식 환율과 시장 지향적인 스왑 환율이라는 두 가지 환율 체제를 사용했습니다. 이 두 환율 사이의 차이는 기초적인 경제적 압력을 반영하며 달러 대비 위안화의 절하에 기여했습니다.

넷째, 인플레이션과 국내 경제 상황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980년대 중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으며, 이는 통화 가치의 절하로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통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다섯째, 글로벌 경제 맥락이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1980년대는 미국의 변동하는 금리와 주요 경제국의 다양한 경제 성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의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요인들은 CNY/USD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역 수지 및 자본 흐름의 변화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중국이 외국 무역 및 투자에 점차 개방됨에 따라, 이러한 흐름들은 화폐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개방 단계는 종종 자본 유출과 무역 불균형을 포함하며, 이는 통화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 중국 광의의 통화 성장, 연간 %, 출처: 세계 은행>

1994 위안화 환율의 급락

1994년 중국 위안화(CNY)의 평가절하는 중국 정부의 중대한 통화 개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개혁 전에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고평가된 고정 환율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시장 지향적인 ‘스왑’ 환율이라는 이중 환율 체계를 운영했습니다. 이로 인해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 사이에 큰 격차가 발생하며 경제에 많은 왜곡을 초래했습니다.

1994년 1월 1일 중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중 환율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통합은 사실상 공식 환율을 시장 환율에 가깝게 하여 위안화의 가치를 현실적으로 조정했습니다. 이로인해 달러당 5.8위안이던 위안화 환율이 8.7위안으로 단기간에 50% 이상 평가절하되었습니다.

이중 환율 제도가 유지되던 당시에도 80%의 상업거래는 스왑환율인 8.1위안/달러로 거래되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절하의 폭이 크지않다고 중국은 주장했지만, 실제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아시아 무역의 흐름을 바꾸었고, 한국의 97년 외환위기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평가절하는 여러 목적을 가졌습니다. 첫째, 이중 환율 체계의 제거를 통해 경제의 비효율성과 왜곡을 해소하려 했습니다. 둘째,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통해 중국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 주도 성장을 촉진하려 했습니다. 셋째, 시장 지향적인 환율 정책으로 외국 투자를 유치하고자 했습니다. 넷째, 이 개혁은 중앙 계획 경제에서 시장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식 환율을 시장 환율에 맞춤으로써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응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경제의 근대화와 세계 시장과의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부동산 위기와 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늘어날까?

< 중국의 M2 YoY 성장률, 출처: 와이차트>

<미국의 M2 YoY 성장률>

중국의 통화정책이 외면적으로는 덜 팽창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미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매우 완화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에, 미국은 재정정책에서는 팽창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통화정책에서는 수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 초부터 미국의 통화정책이 덜 완화적으로 변하면서, 중국에서는 신용 성장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부동산 시장의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실업난도 심화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는 중국 경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며, 정책 입안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요구합니다.

<미국채와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차 비교, 출처: KCIF>

미국의 고금리 정책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 역시 경제 기초체력(fundamentals)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통화정책의 조정에 한계를 느끼고, 재정정책을 통한 경제 부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미국이 지속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유지할 경우, 중국은 자국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 재정적 부양책을 더욱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는 중국 경제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글로벌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낮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경기부양의 기대감을 고조시킴

중국의 11월 물가상승률이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0.5% YoY를 기록하였습니다. 중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 7월 0.3% 하락해 2년 5개월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8월에 소폭 상승하였으나 10월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셨습니다. 중국인들의 식단에 빠지지 않는 돼지고기 가격이 31.8%나 급락해 하락세를 주도하였는데, 그 여파로 식품 물가가 4.2%나 떨어졌습니다.

인플레가 안정되자, 중국정부가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싹트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에는 중국 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이 여러 매체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인플레가 안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이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2023년 돼지열병이 창궐한 중국

중국에서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보도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지난 4월부터 북부 지역에서 시작해 중부와 남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최대 양돈 거점인 쓰촨성에서는 이미 사육 돼지의 20∼30%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쓰촨성 목축업협회는 양돈산업 전반에 엄청난 손실과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 2월 말까지 외지 돼지의 반입을 금지하고 검역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아직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중국 농업농촌부 목축수의국의 전염병 발표 사이트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확진 사례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돼지고기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중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많은 돼지가 폐사하거나 살처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 가격은 오히려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중국에서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확산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양돈 농가들이 자신들이 키우고 있는 돼지들을 서둘러 도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잠재적으로 감염될 수 있는 돼지를 빠르게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더 큰 손실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이로 인해 돼지고기의 일시적인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하며, 결과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1

이와 동시에, 돼지열병의 확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소비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의 감소 역시 가격 하락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 전반의 불황과 소비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돼지고기 가격 급락은 당분간 디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식단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돼지고기 가격은 향후 급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국제무역에서 결제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위안화

중국의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위안화가 국제 결제 옵션으로서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합니다. 위안화의 성장은 중국의 자본 통제로 인해 여러 장애물에 직면해 있지만, 이는 서방 국가들이 제재를 가할 경우 중국 경제를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 방패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중반부터 위안화를 사용한 국제 무역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11월 기준으로 전 세계 결제의 4.6%가 위안화로 이루어졌으며, 이는 1월의 2% 미만에서 상승한 수치로, 위안화의 성장세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는 일본 엔화의 3.4% 보다 높은 수치이며 파운드와의 7.15%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미국과 유럽이 각각 47% 와 23%의 비중을 차지하며 글로벌 결제시장의 7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여전히 달러와 유로에 비해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재는 무역 외의 금융 흐름에 영향을 미치며 중국이 달러 준비금을 사용하는 데도 제약을 가합니다.

중국의 자본 통제로 인해 위안화가 투자 도구 및 준비 자산으로서의 역할이 제한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더욱이, 위기 상황에서 미국과 같은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이 중국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고 위안화를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위안화의 증가하는 위상은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글로벌 무역 패턴이 변화하면서, 동남아시아와 같은 지역이 중국 상품을 최종 제품으로 조립하는 중요한 허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일부 수출품이 위안화로 가격이 책정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일부 중개국들이 위안화 준비금을 늘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중국이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한 수출국임을 감안할 때, 글로벌 무역의 정치적 분열이 결제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향후 아시아 및 전 세계적으로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스위프트(SWIFT)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무역 금융 거래에서 위안화의 사용 비중이 5.7%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이지만, 유로와 비교했을 때는 높은 수준을 나타냅니다. 중국의 GDP가 전 세계 GDP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위안화의 거래 비중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무역 규모가 전체 GDP의 40%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 무역 금융 거래에서 위안화의 사용 비중이 8~9% 정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수치는 중국 경제의 글로벌 영향력과 위안화의 점진적인 국제화 추세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볼 수 있습니다.

유럽과 일본과 같은 선진 경제국들이 유로화를 주요 결제 통화로 사용하는 현 상황에서, 위안화의 국제화에 따른 위안화 절상은 다소 어려운 과제로 전망됩니다. 중국은 브릭스(BRICS) 국가들과 같은 신흥 경제국들과의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증가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미국의 견제와 브라질, 인도와 같은 경쟁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글로벌 무역 및 금융 시장에서의 통화 사용 경향과 국제 정치 경제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위안화의 국제화는 단순히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국제적 정치적 상황과 대국 간의 관계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 복잡한 과정임을 드러냅니다.

결론 : 그래서 중국위안화는 어떻게 된다는 말인가?

2024년에 중국 경제는 여전히 부동산 문제와 같은 구조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을 전망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이미 경제공작회의에서 GDP 대비 재정적자율을 7%로 유지하며, 정책금리를 소폭 인하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을 밝혔습니다.

2023년 10월에는 1조 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를 발행했으며, 이 중 5000억 위안은 2024년에 집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1~10월 기간 동안 지방정부 채권 발행액은 전년 대비 16.2% 증가한 8.6조 위안에 달합니다.

그러나 미중 금리차가 2023년 10월의 200bp(베이시스 포인트) 고점에서 최근 150bp 수준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간첩법 시행 등으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와 2023년 3분기에 118억 달러 순유출된 외국인 직접투자는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고금리 정책을 지속한다면, 중국은 재정정책을 통한 경제 부양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위안화 절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노동비용이 인도의 0.49달러, 베트남의 0.57달러에 비해 낮은 0.46달러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리스크를 고려할 때 국제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노동비용을 더 낮게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들이 맞물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8위안을 향해 나아갈 경우, 이는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1994년과 같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1. 中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고깃값 되려 폭락, 왜?, 2023년 12월 21일, YT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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