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는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못할까?

MSCI 선진국 지수의 역사

미국의 금융회사 모건스탠리의 자회사인 모건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에서 196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국제 주가지수입니다. MSCI는 국가별 주식시장의 발전 단계에 따라 MSCI 선진국 지수(MSCI World), 신흥국지수(Emerging Markets), 프런티어 마켓, 독립시장으로 국가를 분류하고 있습니다. 69년 인덱스가 개발된 당시는, 미국의 기관 투자자들이 외국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경우를 상정하고 만든 지수이기 때문에 당시 기준으로 투자가능한 시장들로 지수를 산정하였습니다. 이 시장들을 MSCI World index라고 지칭하였는데, 이후 80년대 들어 신흥국들이 빠르게 부상하자, 신흥국들 중 10개국을 묶어서 MSCI 이머징마켓 지수로 발표하였습니다. 

MSCI 이머징 마켓 지수는 말레이시아, 브라질, 포르투갈 등을 포함한 10여 개 국을 중심으로 1988년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당시 이머징 시장의 전체규모는 선진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의 1%에 불과한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12%에 이르는 의미 있는 시장으로 성장하였습니다.. 한국시장은 1992년 이머징 마켓 지수에 처음으로 편입되었는데, 이때부터 한국증시에 외국인 자금들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었습니다. 

MSCI 이머징 마켓 지수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도 시대가 지나면서 변해 왔습니다. 90년대에는 말레이시아와 멕시코가 최대시장의 지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이후 IT 버블기인 2000년에는 대만이 그리고 2000년대는 한국이 이머징 지수에서 20% 대의 비중으로 최대시장의 지위를 누렸고, 2010년대에 들어서는 중국이 G2로 부상하며 이머징 마켓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이유.

IMF와 UN 등 대부분의 주요 국제기구는 한국경제를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반면, MSCI의 글로벌 주식인덱스에서는 유독 개도국으로 분류되어 있어, 언제쯤 한국이 선진국으로 분류될 것인지에 대해 언론의 관심이 높습니다. 글로벌 주식 인덱스를 발표하는 다른 회사인 영국의 FTSE와 미국 S&P는 이미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MSCI의 분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MSCI는 한국을 여전히 이머징마켓(개도국)으로 분류하고 있을까요?

이에 대한 해답은, MSCI가 매년 발간하는 시장접근성 리뷰(Market accessibility review)에 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증시가 여전히 개도국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한국 금융시장에 규제가 많아, 시장 접근성이 선진국 시장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외환시장과 관련된 규제입니다. MSCI는 한국이 외환시장을 선진국 수준으로 완전히 개방할 것을 주장하지만, 한국의 규제당국은 점진적인 개방을 추진 중입니다.

한국은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대외 경제변화에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게다가, 한국은 불과 25년 전에, 극심한 외환위기를 겪은 국가이기 때문에, 정부가 규제를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로인해, 한국의 시장접근성은 선진국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게 되었고, 획기적인 규제완화가 없을 경우, 한국은 당분간 MSCI 이머징마켓 지수에 머물 게 될 공산이 큽니다.

MSCI가 2023년에 발표한 시장접근성 리뷰의 결과

MSCI_선진국_지수_시장접근성리뷰-표

출처: MSCI

위의 표에 나열된 대부분의 항목에서 별2개의 점수를 받아야 선진국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무려 다섯가지 항목에서 별이 하나도 없습니다. 말레이시아와 비교해도, 시장접근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증시는 내년에도 MSCI 선진국 지수의 워치리스트에도 진입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로 편입되면 좋기만 한 것인가?

한국인의 입장에서, 한국시장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감정적으로 분명 좋은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 시장은 MSCI 이머징마켓 지수에서 12%를 차지하는 주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반면, 한국이 선진국 지수로 편입될 경우 전체 인덱스에서 1.5%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애플 한 종목(5%)의 비중보다도 적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에 국한 될 것입니다.

MSCI EM 인덱스에서 한국의 비중

MSCIEM인덱스-국가비중

그리고 블룸버그에 따르면, 선진국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의 규모가 이머징 지수 대비 2배 정도 큰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한국이 선진국에 편입될 경우, 두 지수간의 편입비중 차이에 의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뜨거운 감자 :MSCI EM ex China

현재 투자업계에서 뜨거운 감자와 같은 주제는 중국을 제외한 이머징 지수(MSCI EM ex China)와 관련된 것입니다. 이미 골드만삭스와 같은 미국의 금융기관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이머징 지수를 개도국 대표지수로 삼자라고 2021년부터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많은 미국의 연기금 들은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성사된다면, 한국의 비중은 12%에서 18%로 급상승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요 3개국은 (대만, 인도 한국)은 동 지수에서 60%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이 지수가 신흥국을 대표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한국 증시에 더 많은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입니다.

MSCI EM ex China 지수에서 국가별 비중

exChina인덱스-한국비중

출처: MSCI

결론

시장접근성에 대한 문제로 당분간 한국시장은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못할 것입니다.

외환시장의 완전 개방과 같은 문제는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할 수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국가적인 컨센서스가 만들어 질 때 시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증시는 언젠가는 선진국으로 꼭 분류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시장접근성을 제외한 한국사회나 기업의 수준이 이미 선진국 레벨이기 때문입니다. 

부록: 인덱스는 무엇인가요?

ETF나 펀드에 투자를 해 보시면, 해당 펀드의 이름이 있으실 겁니다. 예를 들면, 코덱스 200 ETF의 경우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KOSPI 200지수를 참고하여 운용되는 펀드입니다. 인덱스가 있는 이유는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인덱스가 없던 시절에는, 운용사가 만들어 내는 수익을 평가할 기준이 없었습니다. 가령, 펀드가 10%의 수익이 낫다고 가정해 봅시다. 고객입장에서 시장이 전반적으로 강세장이라서 수익이 난 건지 아니면 운용사의 실력으로 수익이 났는지를 평가할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인덱스의 출발입니다.

인덱스의 고조 할아버지 다우존스 인덱스

다우존스 인덱스(Dow Jones Industrial Average)는 미국의 대표적인 주식 지수 중 하나입니다. 그 중에서도 11개의 철도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철도 평균지수가 세계최초의 인덱스로 1884년에 처음 발표되었습니다. 다우존스 인덱스는 원래 12개 기업의 주가를 합산하여 계산되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인덱스 내의 구성종목은 변화하였습니다. 현재 다우존스 인덱스는 30개의 대형 미국 기업 주가를 추적합니다.

인덱스의 종류

기본적으로 주식과 채권과 같은 전통자산에는 인덱스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주식인덱스

미국:  S&P500나 기술기업으로 구성된 나스닥과 같은 지수가 있습니다. 

한국: 종합주가지수(KOSPI), KOSPI200, KOSDAQ

일본: 니케이(Nikkei), 중국 : CSI 300

채권인덱스

Bloomberg Barclays Global Aggregate Bond Index: 전 세계 국채와 회사채 등 다양한 유형의 채권을 포함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채권 지수입니다.

J.P. Morgan Emerging Market Bond Index (EMBI): 신흥 국가가 외화로 발생한 채권을 추종하는 대표적인 신흥시장 채권 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