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00단 낸드플래시 양산과 키옥시아의 운명

삼성전자의 2024년 300단 낸드 양산 선언

2023년 10월 보도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공장이 사실상 가동을 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1 이 공장은 주로 128단 낸드 메모리를 생산해왔으나, 앞으로는 232단 낸드 메모리 설비로의 업그레이드나 전력 반도체 생산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예상이 있습니다. 미국의 규제 지속으로 인해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시안 공장은 삼성의 낸드 생산능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어, 이러한 가동 중단은 향후 삼성의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삼성은 평택에 위치한 낸드 공장에서도 128단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고 차세대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이 차세대 공정은 236단 낸드로 생각됩니다.

2023년 10월 17일, 삼성전자의 이정배 메모리 사업부 사장은 300단 낸드의 동작 칩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발표하며, 내년 초부터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321단 낸드를 선보였지만, 이는 세 개의 칩을 세로로 이어 붙이는 ‘트리플 스택’ 방식을 사용한 것입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300단 이상에서도 칩 두 개만을 쌓는 ‘더블 스택’ 구조를 채택하였습니다. 이 방식은 트리플 스택에 비해 공정이 간단하여 제조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그로 인해 비용적인 이점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낸드 시장 마켓쉐어

업체2Q231Q234Q223Q22
삼성31.1%33.7%33.8%31.4%
키옥시아19.6%21.3%19.1%20.6%
SK Hynix17.9%15.1%17%18.5%
웨스턴디지탈14.7%15%16.1%12.6%
마이크론13%10.9%10.7%12.3%
기타3.8%3.9%3.1%4.6%
출처: 트랜드포스

삼성전자의 비용우위 – 최소 스택 vs 최대 단수

삼성전자는 2013년 싱글스택 방식을 활용한 1세대 3D낸드를 발표했을때, 총 단수는 24단에 불과했습니다. 그 후 1년뒤 32단을 발표하고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면서 2019년 128단을 싱글 스택방식으로 구현하였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코론은 72단부터 더블 스택을 적용하여, 128단 양산에서 삼성전자와 근속한 격차를 유지하더니 마이크론이 178단의 양산에 먼저 성공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178단 부터는 싱글스택 방식을 버리고 더블스택 방식을 활용하여 양산을 시도하였으나, 경쟁사보다 수율이 저조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경쟁사들은 기술이 부족하여 72단부터 더블스택을 채택하였지만, 더블스택을 활용한 기간이 삼성전자보다 오래되다보니 노하우가 생겨, 이후 더블스택 방식의 178단과 236단에서 삼성전자보다 먼저 양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236단의 경우, 마이크론의 경우 양산을 2023년 7월에 시작하였지만, 삼성전자는 2022년 11월에 가서야 236단의 양산을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낸드의 적층단수만으로 생산비용이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삼성의 경우, 128단까지 싱글스택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웨이퍼 단위당 집적도는 176단 혹은 236단 보다 낮지만, 총생산 비용을 고려할 경우, 삼성의 128단은 충분히 비용경쟁력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YMTC 놀라운 반전과 미국의 제재

좀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중국의 YMTC가 삼성, 마이크론에 앞서 2023년 상반기에 232단 낸드의 양산에 성공하였고, 이를 활용하여 SSD 제품을 출시하였습니다. 한국의 언론들은 이를 평가절하하면서 보도2하였지만, 실제 중국 등지에서 YMTC의 SSD 제품이 거래되고 있었고, 몇몇 테크 분석 기관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하여 분석해본 결과, 폄하할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YMTC의 3D낸드는 화웨이 메이트 Xs2 폴더블폰에 탑재되었습니다.

현재 보도되는 뉴스에 따르면, YMTC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300단의 개발에서는 경쟁사에 뒤쳐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비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232단 낸드의 의미있는 양산이 연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마켓쉐어를 통해 확인가능 합니다.

따라서 YMTC는 양산이 가능한 128단 낸드의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2023년에 낸드가격을 인상했다고 합니다. 중국정부의 막강한 지원이 있기 때문에 YMTC는 자국의 PC, 스마트폰 제조사에 128단 낸드를 공급하며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300단 400단 낸드의 개발을 지속하면서 에칭장비의 국산화를 기다릴 것으로 보입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탈의 합병

반면 업계 2위인 키옥시아의 경우 2023년 3월에야 218단 낸드를 개발하는데 성공하였고, 올해 연내로 양산을 한다는 계획이지만, 자금난에 빠져 웨스턴디지탈과의 합병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탈이 합병할 경우, 2분기 시장점유율 기준 34.3%를 점유하게 되어 삼성전자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됩니다. 이를 통해 채권단(정부)를 설득해 추가로 투자 및 대출을 받으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키옥시아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양사간의 합병에 반대하고 있고, 중국정부의 반대도 예상되기 때문에 합병에 어려움이 있을 전망입니다. 키옥시아는 현재도 6세대 112단을 주력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삼성이 300단 낸드를 양산하는 2024년이 되면 그 격차가 2~3년 이상 벌어지기 때문에 원가경쟁력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의 낸드 300단 양산의 의미

낸드 업황은 수십년 만에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낸드시장은 디램과는 달리 생산업체의 수가 여전히 많은 경쟁시장의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반도체 업계는 인수합병을 통한 낸드업계의 재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하이닉스와 인텔의 합병이었고 올해 들어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탈의 합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만약,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탈의 합병이 좌초된다면, 양사 모두 경쟁력이 높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경쟁사에 분리 매각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이닉스는 이미 키옥시아에 투자를 해 놓은 상태이고, 마이크론도 독자생존을 위해서는 웨스턴디지탈을 합병해야 합니다. 따라서 삼성의 300단 양산은 키옥시아 채권단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소리일 것입니다.

삼성이 시안 공장의 가동률을 줄여서 메모리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삼성은 차세대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삼성의 300단이 내년 2분기 쯤에 양산될 쯤에, 낸드 업황이 어떻게 되어 있을 지 기대됩니다. 특히 키옥시아와 웨스턴 디지탈의 합병도 말이죠.

  1. 삼성시안낸드공장 사실상 셧다운, 2023년 10월 11일 더일렉  ↩︎
  2. 낸드 굴기 나선 중 YMTC, 삼성 SK하이닉스도 못한 232단 양산?, 2022년 7월 20일,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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