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의 시그널; 2023년 미국 신용카드 및 자동차 할부금 연체율 상승 중

미국 신용카드 연체율 추이

미국 경기 침체의 신호는 보통 소비자 행동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는 미국 GDP의 거의 70%를 소비가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비 문제는 저축이 부족한 저소득층에서 시작됩니다. 2023년 2분기 기준으로, 미국의 신용카드 연체율은 2020년 2분기의 최고점인 2.6%를 넘어서 거의 2.77%에 도달했습니다. 역사적 데이터에 따르면,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바로 전인 2001년 1분기에는 4.8%, 2006년 4분기에는 4.6%의 연체율을 기록했습니다. 2008년 경기 침체와 금융 위기가 겹쳐 2009년 3분기에 신용카드 연체율이 6.7%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현재의 신용카드 연체율은 특별히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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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침체: 소득분위별 미국 신용카드 연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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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욕연준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2020년 코비드 경기 침체기와 비교하여 현재의 신용카드 연체율이 높은 수준임을 분석한 것은 매우 중요한 경제 지표입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경제 상황의 변화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 저소득층의 연체율 증가: 저소득층에서 신용카드 연체율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은 경제적 압박이 가장 취약한 계층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소비 패턴, 저축률 및 채무 부담 등의 경제적 요인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필요함을 나타냅니다.

2. 모든 소득계층에서의 연체율 증가: 고소득층을 제외한 모든 소득계층에서 이전 고점보다 높은 연체율을 보이는 것은 경제 전반에 걸친 스트레스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 신뢰도 및 경제적 불안정성과 관련하여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3. 경제 정책 및 중앙은행의 대응: 이러한 연체율의 증가는 중앙은행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현재의 금융 환경과 경제 정책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합니다. 특히, 금리 정책, 신용 조건, 그리고 경제적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 정책 등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됩니다.

코비드-19 락다운 기간 중 미국 중산층이 겪었던 경제적 어려움은 실로 충격적인 현상이었습니다. TV를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된 미국 중산층의 무료급식소 이용 장면은, 전통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계층의 취약성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 저소득층의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완화시켰지만, 현재의 신용카드 연체율 데이터는 그 당시보다 경제 상황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는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시사합니다:

미국 경기침체: 신용카드 다중채무자의 연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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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채무자들, 특히 자동차와 학자금 대출을 지닌 20대에서 30대 초반의 미혼 인구에게서 나타나는 높은 연체율 현상은 몇 가지 중요한 경제적 및 사회적 문제를 강조합니다: 경제적 취약성: 다중 채무자들, 특히 젊은 세대에서 연체율이 급상승하는 현상은 이들이 경제적으로 더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일자리 상실, 소득 불안정, 높은 생활비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직장 상실의 영향: 직장을 잃게 되면 이들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특히, 자동차와 학자금 대출은 개인의 필수적인 투자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대출의 연체는 개인의 재정 상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금융 정책의 중요성: 이러한 상황은 금융 정책 입안자들에게 젊은 채무자들을 위한 보다 유연한 상환 옵션과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학자금 대출 상환 조건의 완화나 일정 기간 동안의 대출 상환 유예 정책 등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다중 채무자의 연체율이 모기지나 신용카드 부채만 있는 채무자의 연체율보다 더 급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학자금 대출이 있는 채무자는 주로 20대에서 30대 초반의 미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이 직장을 잃게 되면서, 대출을 갚지 못하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피치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자동차론 채무자의 6.1%가 월별 납입금을 60일 이상 연체하고 있다고 하며, 이는 1994년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2021년 5월까지만 해도, 연체율이 2.6%에 불과했는데, 자동차 가격과 이자율이 급등하면서 연체율도 따라서 상승하는 중입니다. 현재 중고차 구매를 위한 자동차론의 평균 이자율은 13.5%에 달하는데, 신용이 안 좋은 구매자의 경우 이자율이 21% 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기침체: 전체 자동차론 연체율

미국경기침체_자동차론연체율

출처: S&P

S&P가 6월에 발표한 자동차 연체율 데이터를 보면, 이미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연체율을 상회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 데이터는 약간 소름이 돋는 면이 있습니다. 2008년 현대차 미국에서 인기가 있었던 이유가, 실직할 경우 차를 반납해도 받아 주겠다는 프로모션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 경기침체: 대형 소매금융(카드, 자동차론)사 캐피탈원의 신용카드부문 3분기 실적

미국경기침체_캐피탈원실적

위의 노란생 형광펜이 칠해진 부분이 신용카드 연체로 인한 충당금입니다. 2022년 3분기에 12억 달러이던 충당금이 2023년 2분기에 20.8억달러로 급증하였고, 3분기에는 19.5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재금리가 높아, 이자수익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충당금을 쌓고도 이익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체율이 더 상승할 경우, 이익이 급감하게 될 것입니다. 아직은 다들 관망하고 있는 중입니다.

결론

인플레이션과 높은 이자율이 서민들의 삶을 서서히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을 미국의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연체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경제가 혼자서 잘나가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서서히 악화되고 있는 서민경제가 있었습니다. 연준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자율이 “higher for longer” 해서 2025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서민경제의 붕괴가 가속화 될 것입니다. 이로인해, 각종 연체율이 상승하고 이것이 금융회사들의 실적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확실한 해법은,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을 하락 안정화 시켜, 미국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유지시켜 주는 것일 겁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쟁으로 인해,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노동자의 임금 인상일 것입니다. 미국 자동차 노조의 파업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훨씬 더 풍성한(?) 파업과 노동계의 임금인상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또 물가는 상승할 것이고, 금리는 당분간 하락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시장은 실업률이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이 잡히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소프트 랜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준의 말처럼 4% 이상의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업률이 상승할 경우, 각종 연체율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3%를 상회하게 되면, 시장에는 충격이 있을 것입니다. 경제가 나빠진다고 나스닥이 상승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지속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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