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여전히 견조하다; 그런데 왜 판매가 둔화되었다고 말할까?

2023년 하반기들어,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크게 하락하였다는 뉴스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전기차 구매감소는 심각해 보입니다. 해외도 과연 그럴까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전기차_판매량_글로벌_월별 판매량

출처:로모션

전기차 리서치 회사인 로모션(Rhomotion) 에 따르면 2023년 9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대수는 1.3백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하였습니다. 연초이후 판매량(YTD)의 경우 중국이 33%, 유럽이 27%, 미국북미가 60%의 전년동기대비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10월도 1.3백만대의 판매를 보여 전년 동기대비 29% 성장하였지만, 전월대비로는 1% 감소하였습니다. 중국의 경우, 보조금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10월 판매량이 29% 상승하며 역사상 최고치 수준을 갱신하였습니다. 이렇듯, 글로벌 판매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0월까지 누적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4%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는 우려는 어디서 나오고 있는 걸까요?

전기차 판매감소 우려의 이유: 1) 2022년 대비 상대적인 실망감(55% -> 34%)

전기차_판매량_전년대비성장률

2022년은 21년과 비교하여 연간으로 55%의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성장의 대부분은 전체 전기차 판매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이 82% 성장하면서 발생한 것입니다. 올해 초,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11년간 지급하던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중국 전기차 성장률이 전년대비 30% 수준으로 급감하였습니다. 따라서 중국시장의 비중이 높은 배터리 및 전기차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2년에도 유럽판매량은 이미 15% 성장에 그쳤습니다. 유럽의 성장세는 올해가 더 강합니다. 북미는 2023년 들어 작년보다 훨씬 더 강한 모습을 보입니다. 2024년에도 IRA 보조금 (대당 7,500달러)에 힘입어 북미의 전기차 판매강세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전기차 판매감소 우려의 이유: 2) 전기차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는 후발 업체들

판매감소의 우려는 몇몇 자동차 업체들에서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의 CFO는 전기차의 주문이 3분기에 15만대로 전년동기대비 50% 감소하였다고 말했습니다. 폭스바겐의 어려움은 독일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중국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따라 폭스바겐은 독일에서 생산하는 ID4, ID7 및 아우디 Q4 e-tron의 생산량을 줄였습니다.

<중국 주요자동차 브랜드 시장점유율 추이 : 폭스바겐이 급락하고 있다>

전기차_판매량_중국시장

북미의 전기차 판매량은 10월까지 누적으로 전년대비 78% 증가하였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3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30만대를 돌파하며 신차판매량의 7.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기간 테슬라의 마켓쉐어는 50%로 1분기의 62%에 비해 많이 감소하였지만, 사이버트럭이 발매되면, 다시 마켓쉐어가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의 가격전쟁: 테슬라가 독주하는 시장상황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을 포함하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 Y와 모델3 입니다. 연초부터,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며 가격전쟁을 시작한 테슬라의 모델 Y와 모델 3의 시작가는 2023년 12월 현재 각각 44,000달러, 42,000달러입니다. 미국에서 지급되는 보조금 $7,500 달러를 받을 경우 테슬라 모델3는 35,000달러의 가격에 사는 셈입니다.

전기차_판매량_전세계전기차모델별

출처: 비주얼 캐피탈리스트

테슬라는 올해 들어 가격 인하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연초이후 고급형인 모델 S와 X의 가격을 19% 낮추었고 보급형 모델인 모델3와 Y의 가격을 지속해서 낮추고 있습니다. 이 결과 미국 기준 전기차의 평균가격이 작년말 65,000달러 수준에서 현재 50,683달러로 22% 하락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모델3와 Y 기본 모델의 리스가격을 월 329달로, 399달러로 낮추었는데, 이는 직전보다 월 100달러 인하된 가격입니다.

테슬라의 가격전쟁으로 후발업체들은(GM, Ford, VW 등) 초저가형 모델을 판매하거나 아니면 적자를 보면서까지 주력 모델의 가격을 테슬라 수준으로 낮추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3년 상반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순위

전기차_판매량_미국

미국에서 테슬라의 마켓쉐어는 50~6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 뿐만 아니라 충전기술의 표준을 주도하고 있고, 전기차의 기준을 설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테슬라가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하하면서 폭스바겐, GM 그리고 포드는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2023년 3분기 판매량을 보면, 미국 전체 전기차 시장은 전년대비 50% 성장한 반면, 물량기준 2~3위 업체였던 쉐보레(GM), 포드는 각각 7.9%, 14.8% 성장하는데 그쳤습니다. 테슬라는 3분기에 19.5% 성장하였는데, 이는 사이버트럭의 출시를 앞두고 수요가 지연되었고, 거의 대부분의 자동체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시장에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라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여전히 50%의 마켓쉐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럽 전기차 모델별 판매순위 (2023년 9월까지 누적)

전기차_판매량_유럽

출처: 클린테크니카

유럽 전기차 시장의 경우, 많은 업체들이 난립해 있어, 테슬라는 미국에서와 같은 지배적인 업체가 아닙니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마켓쉐어는 상반기 기준 13.1% 였습니다. 인상적이게도, MG4라고 불리는 중국 상해기차가 만든 전기차가 유럽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습니다. 중국상해기차(SAIC)는 영국의 MG 브랜드를 인수하여, 자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MG브랜드를 달고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유럽은 9월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여 14%에 그쳤지만, 10월 다시 36% YoY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 몇몇 증권사 리포트에서 전기차 수요감소의 근거로 언급되던 숫자가 유럽의 9월 데이터입니다. 유럽은 전기차에 진심인 지역입니다. 보조금이 감소하면서 전기차 구매열기가 2021~2022년보다는 식고 있지만,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다른 지역에 비해 좋고, 친환경에 진심인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꾸준한 전기차 수요가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올해 들어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졌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계속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기차 판매량 감소는 진실인가?

머니투데이의 기사1에 따르면, 2023년 1-3분가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하이브리드 판매는 크게 늘었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경우, 전기차에 지급되는 보조금 예산이 절반가량이 남을 정도로 수요가 적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42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20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보였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전기차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 것은 충전소 문제 때문입니다. 이미 여러차례 보도된 바 있듯이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면 포터전기트럭이 모든 충전소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3년 6월 현재, 전기트럭인 포터와 봉고의 판매량은 누적 10만대를 돌파하였습니다. 지난 5년간 팔린 전기차 35만여대 중, 30%가 트럭인 셈입니다. 그런데 전기트럭의 배터리 용량이 낮고 충전속도도 느려 거의 100km 단위로 충전을 하면서 운행을 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공용 충전소에 트럭들이 즐비하게 되었고, 여기에 불편함을 느낀 구매자들이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와 휘발유 자동차를 다시 구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전기차 판매감소는 고속도로에 충전소를 확충하고 전기트럭의 충전공간을 별도로 지정해 준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결론 – 미국과 새로 출시된 전기차가 성장을 견인하는 시장

한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전기차 수요감소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전체를 놓고 보면 전기차는 여전히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입니다.2 2020년 전기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시장을 이끌던 폭스바겐, GM 등이 주춤한 것은 후발업체들의 모델 노후화와 테슬라의 가격전쟁 때문입니다. 반면에 2022~3년 신규모델을 대거 출시한 BMW, 벤츠, 리비안과 같은 업체들은 미국에서 선방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면서 중국비중이 큰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 회사들은 중국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특히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오히려 반사적인 수혜가 기대됩니다.

예를 들면, 유럽시장에서 중국산 LFP 배터리를 장착하고 39,000달러에서 시작하는 MG4가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산 NCM 배터리가 경쟁력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에서 최고의 인기 차종인 VW의 ID4,3와 스코다의 Enyaq 그리고 아우디 Q4 e-tron은 LG와 SK의 한국산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고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체가 난립하면서 테슬라를 제외한 어떤 자동차 업체도 돈을 벌기 쉽지 않은 시장이 된 듯 합니다. 배터리 업계의 경우 LG엔솔, 파나소닉, CATL등 4~5 업체가 과점을 하고 있어 전기차 업체들과는 별개로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되지만, 고객들의 손실을 공유해야 하는 입장이 되고 있습니다.3

2024년이 되면, 미국에서 중국산 배터리와 소재를 쓴 전기차에 대해 보조급 지급을 제한할 예정입니다. 주된 타겟은 테슬라가 상해에서 생산하는 LFP 모델이 될 것입니다. 반면에, 한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GM, 포드는 $7,500달러의 보조금을 다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렇듯, 가격전쟁을 주도하던 테슬라의 모델3와 Y의 LFP 버전의 판매가 주춤해지게 되면, 후발주자들의 판매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1. “전기차 너무 비싸” 안 팔리더니 결국 역성장…”보조금 더” 효과 있을까,머니투데이,2023년10월11일 ↩︎
  2. 미국 에너지부는 전기차 판매감소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리는 홈페이지를 개설했음(11월 9일) https://www.energy.gov/articles/correcting-record-about-electric-vehicle-sales ↩︎
  3. [단독] 결국 올 것이 왔다…”LG, 돈 더 내놔라” GM의 초강수, 한국경제, 2023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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