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3가 2023년 초에 공개되고, 이후 4와 O 버전이 공개되면서 보여준 여러 혁신적인 기능들을 보아왔기 때문에, 이번 wwdc에서 공개된 애플 AI 기능들은 조금 시시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애플 사용자들은 애플 AI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애플 AI를 사용하기 위해 신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항상 친절한 갤럭시는 AI 기능을 공개하면서 이전 혹은 그 이전 버전까지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애플은 까칠하게도 현존하는 가장 비싼 아이폰 15 프로 버전에만 AI 기능이 사용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쓰던지 말던지의 뉘앙스가 담긴 가격 정책이지만, 분명 애플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게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애플 AI 인텔리전스의 기능들을 알아보겠습니다.
1. 애플 AI: 시리의 재발견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은 챗GPT가 시리를 대체하여 iOS에 통합되는 것이었는데, 애플 AI는 시리를 챗GPT가 도와주는 형태로 진화시켰습니다. 이 역시도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한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타입투 시리:
이제 시리에게 꼭 말로 지시할 필요 없이 ‘타입투 시리’ 기능을 통해 텍스트로도 시리와 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조용한 환경이나 음성 명령이 불편한 상황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온스크린 스마트 기능:
시리는 사용자가 현재 보고 있는 화면의 정보를 기반으로 답변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문자 내역에서 주소를 추출해 연락처에 저장하거나, 현재 화면의 내용을 분석해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사용자가 더 효율적으로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합니다.
인앱 액션:
시리는 다양한 앱과 연동되어 특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진 앱과 연동해 “뉴욕에서 핑크 코트를 입고 있는 스테이시의 사진을 보여줘”라고 말하면, 해당 사진을 찾아줍니다. 또한, 시리를 통해 사진을 보정하거나, 노트 앱에 사진과 정보를 기록하는 등의 작업도 가능합니다.
퍼스널 컨텍스트 이해:
시리는 사용자의 이메일, 텍스트 메시지, 공유된 노트 등의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엄마가 언제 비행기에서 내려?”라고 물으면, 시리는 이메일에서 항공편 정보를 찾아 정확한 답을 제공합니다. 이는 시리가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합니다.
2. 애플 AI: 노트 앱의 음성 녹음 및 텍스트 전사:
노트 앱에서 음성 녹음을 하거나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이를 텍스트로 전사하여 요약해주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는 회의나 중요한 대화 내용을 쉽게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합니다.
3. 애플 AI: 손글씨 계산기 기능
아이패드에 손글씨를 인식하여 계산하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복잡한 수식과 변수를 포함한 수식을 손글씨로 쓰면, AI가 이를 인식하고 계산 결과를 제공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박하게 생각하는 기능으로, 수학교육과 공학용 계산기를 대체할 새로운 기기의 출현을 예고한다고 생각합니다.
4. 애플 AI: 이메일 재작성(Rewrite) 기능
사실 AI 세계에서는 매우 평범한 기능이지만, MS 코파일럿보다 훨씬 더 사용이 편리하게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코파일럿은 다시 쓰는 것이 조금 번거롭지만, 애플 특유의 원 클릭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해 놓았습니다.
5. 애플 AI: 통화녹음 및 통화록 작성기능
한국 사용자들이 가장 기다렸던 기능이지만, 사실 조금 실망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통화 녹음이 시작되면 상대방에게 통보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양화자의 목소리가 오가는 대화의 경우, 녹음을 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도 있기 때문에 이는 조금 논쟁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일단 기능 자체는 나쁜 점이 없어 보입니다.
6. 애플 AI: 사파리 브라우저의 AI 기능:
사파리 브라우저에 하이라이트와 요약 기능이 추가되어, 웹페이지의 주요 정보를 하이라이트하고 요약해줍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중요한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애플인텔리전스 지원 기기
아이폰 15프로(아이폰 A17 프로) 이상의 AP에서 온디바이스 AI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더 높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면, 해당 정보를 아이클라우드에 업로드하여 클라우드에서 정보를 처리한 후 다시 전송하는 방식이 적용된다고 합니다.
애플 워치는 기조연설에서 언급되지 않아 애플 인테리전스를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 AI와의 협력과 개인정보 보안
챗GPT와의 협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그리고 개인정보의 공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습니다. 또한 챗GPT의 스몰 모델이 온디바이스 형태로 장착된 것인지, 아니면 애플 자체의 모델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엘론 머스크의 우려가 심한 기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애플 주가
애플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에이 뭐야?”라는 반응을 보였고,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2%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시장이 개장되자마자 애플 주가는 6.7% 상승하며 마감했습니다. 주가가 상승한 이유를 굳이 찾자면, 첫째로 애플이 처음으로 공개한 AI에 대해 미국 투자자들이 열광한 것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둘째로는 애플 유저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고객들의 교체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입니다.
다만, 챗GPT를 유료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애플이 공개한 어플이 과연 매력적일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은 애플의 시리를 챗GPT가 대체하는 것이었지, 시리를 챗GPT가 도와주는 형태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