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오피스 코파일럿(Copilot) 사용후기

MS오피스 코파일럿은 실제 사무직 종사자의 업무 효율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 달간 사용해 본 결과 실제 업무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점들을 중심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아웃룩 초안작성 기능

영어로 이메일을 작성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기능입니다. 한국어와는 달리, 뉘앙스와 스몰토크가 중시되는 영어권 문화 특성상, 이메일을 소위 ‘나이스하게’ 작성해서 보내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웃룩에 장착된 코파일럿 창에 몇 가지 중심된 내용을 적어주면, 코파일럿은 아주 친절하게 자세한 내용과 각종 인사글들을 포함한 텍스트를 보여줍니다. 사용자는 해당 글을 보고 편집 만하면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TEAM 미팅 내용 요약

<MS TEAM 미팅 내용 요약 기능,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회사에서 팀 메신저를 활용한 미팅이 많은 경우, 모든 미팅에 참석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때, 팀에 공개된 미팅의 녹화 파일명을 클릭하고 특정 주제 혹은 특정 참가자를 중심으로 요약해 달라고 하면, 생각보다 잘 요약해 줍니다. 간혹 말을 빙빙 돌리거나, 이런 저런 말들을 주저리 늘어놓는 화자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의 말은 제대로 요약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사람이나 AI나 논점 없는 화자의 말을 알아듣기 힘든가 봅니다.

파워포인트 스크립트 작성

워드 파일로 작성된 파일을 주고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로 변환해 달라고 요청하는 기능은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입니다. 그러나 작성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 스크립트를 짜달라고 요청할 경우, 생각보다 괜찮은 아웃풋이 나옵니다. 특히, 영어나 기타 언어로 발표해야 하는 경우,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파일럿은 이 시간을 크게 줄여줍니다.

워드(Word)

워드에서는 챗GPT처럼 글의 주제를 정해주고 글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많은 분량의 글을 일목요연하게 쏟아냅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아직 AI가 쓴 글은 사람이 쓴 글과 다른 분위기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챗GPT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되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를 바로 실제 업무에 활용하기보다는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고 적당히 편집해서 사용한다면, 서류 작업의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래, 마이크로소프트가 시현한 영상을 보면, 이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파워포인트의 품질에 따라 워드에서 작성한 제안서의 품질 또한 결정나겠지만, 초안 작성 용도로는 충분히 활용 가능한 수준입니다. 작성자는 초안을 편집하면서 자신만의 제안서를 작성하게 되므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 코파일럿에 파워포인트 파일을 주고, 제안서 작성을 요청하는 사진,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이 지배하는 오피스 문화는 어떻게 될까?

90년대 MS오피스가 보급되면서, 계산기와 타자기 그리고 빔 프로젝터가 사무실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서류를 운반하던 인력들도 이메일이 보급되면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무직 노동자의 일하는 방법은 고독하게 되었지만, 그만큼 빠르게 일처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입없이 모두가 경력직이 되어 진검승부하는 시대

코파일럿이 보급되면, 인턴이나 신입사원들의 업무 영역이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젝트의 기초 리서치, 보고서 초안 작성, 파워포인트 작업 등 신입사원들이 주로 하던 작업들은 코파일럿이 충분히 담당할 수 있습니다. 경력직 사무직 노동자는 더욱 고독하게 될 전망입니다. 반면, 신입사원들도 충분히 경력사원들의 역량을 흉내낼 수 있습니다. 리서치의 초안들을 AI가 작성해 줄 수 있기 때문에, 큰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는 분야에서는 신입사원이 대리, 과장 수준의 아웃풋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신입은 없고 모두가 경력직이 되어 필드에서 진검승부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코파일럿이 잘 이해하도록 커뮤니케이션 하는 능력

코파일럿을 사용하는 입장에서 미래가 두렵거나 하는 생각은 아직 크게 들지 않습니다. 다만, 사무직 종사자의 숫자가 감소하여도 현재의 생산성이 유지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 의사소통이 매우 간결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문서는 코파일럿이 요약한 후, 사용자에게 제공될 것이기 때문에, 보고서를 코파일럿이 잘 요약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큰 능력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