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텍 AP- 스마트폰 자동차 반도체 회사로 변신 중

미디어텍 AP의 역사

미디어텍(Mediatek)은 한국에는 덜 알려져 있지만, 세계 5위의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로 미국기업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입니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1위부터 4위까지의 순위는 상대적으로 익숙한 미국 회사들입니다. 미디어텍의 매출은 비록 5위이지만 6위부터 10위까지의 매출을 합한 것과 비슷할 정도로 매출액이 큽니다.

2022년 4분기 기준 글로벌 팹리스 회사 매출액 순위 (백만달러)

출처: 트랜드포스

미디어텍은 1997년에 설립된 대만의 반도체 회사로, 스마트폰 칩셋 시장을 퀄컴과 함께 양분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통신, 텔레비전, 컴퓨터 등 다양한 전자 제품의 칩셋을 제조하며, 특히 저가형 스마트폰 칩셋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줍니다.

미디어텍의 초기 역사는 DVD 플레이어 칩셋의 개발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미디어텍은 모바일 칩셋으로 확장하여, 2000년대 후반에는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후 5G 시대를 맞이하여, 삼성전자를 제치고 퀄컴과 함께 스마트폰 칩셋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AP 마켓쉐어

출처: 카운터포인트

미디어텍은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시작되면서 큰 수혜를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화웨이는 삼성처럼 자체 AP를 디자인하여 TSMC 팹에서 제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화웨이 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업체들도 자체 AP를 생산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9년 미국의 제재가 가해지면서, 화웨이가 TSMC를 활용하여 칩을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대안으로 미디어텍의 칩을 채용하면서 미디어텍의 마켓쉐어가 크게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중국기업의 유니삭(Unisoc)의 칩셋이 저가형 스마트폰( $100~150)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냄에 따라 미디어텍의 마켓쉐어가 저가용 시장에서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디어텍 AP 디멘시티 9300

삼성이 갤럭시 S23FE에 엑시노스 2200을 탑재하여 성공적으로 출시함에 따라, 차기 갤럭시 S24에는 스냅드래곤 8Gen3와 함께 엑시노스 2400이 탑재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웨이가 메이트60 프로에 중국 파운드리인 SMIC를 통해 생산된 자체개발 프로세서인 기린 9000S를 탑재하여 성공적으로 출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오포, 샤오미 등 여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자체개발 프로세서의 탑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가운데, 미디어텍 AP의 차세대 플래그쉽인 디멘시티 9300의 긱벤치 점수가 노출되었습니다. 해당 점수는 오포의 모델에 탑재되었으며 싱글 2139, 멀티 7110 이었습니다.

AP별 긱벤치 6 점수

AP이름	모델	싱글	멀티
스냅드래곤 8Gen1	갤럭시 S22	1613	3830
스냅드래곤 8Gen2	갤럭시 S23	1880	4980
스냅드래곤 8Gen3	갤럭시 S24	2234	6807
엑시노스 2400	갤럭시 S24	2067	6520
A17Pro	아이폰15프로	2894	7174
A16 Bionic	아이폰14 프로	2548	6430
A15 Bionic	아이폰13 프로	2277	5504
A14 Bionic	아이폰12 프로	2056	4931

미디어텍은

을 11월 6일 중국에서 공식 출시할 예정입니다. X4 코어가 4개 탑재되어 피크 성능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전력소모가 높아서 실제 성능은 스냅드래곤 대비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023년 11월 26일 wccdtech의 보도에 따르면, 디멘시티 9300은 성능면에서 A17프로의 GPU를 능가할만큼 강력하지만, 이는 엄청난 전력을 소모함으로써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디멘시티 9300은 스냅드래곤 8Gen3와 달리 저전력코어가 없어서 2분여의 스트레스 테스트 후에 쓰로틀링이 발생하며, 성능이 50% 이상 하락했다고 합니다. 디멘시티 9300은 강력한 쿨링시스템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성능에 제한을 두어 전력소모량을 제한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의 90%이상을 애플 (75%) 삼성(15%)로 양분하고 있습니다. 화웨이가 자체모델로 중국 하이엔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오포,비포,샤오미의 프리미엄폰 마켓쉐어는 5% 미만으로 하락할 전망입니다. 미디어텍이 디멘시티 9300을 더 많이 팔기 위해서는 삼성전자를 뚫어야 하지만, 엑시노스의 반격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하이엔드 AP에서 미디어텍 AP의 선전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는 미디어텍

미디어텍은 2023년 4월 디멘시티 오토라는 자동차 전용 칩셋을 공개하였습니다. 이 칩셋은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계기판과 5G와 WiFi와 같은 통신망 연결서비스도 제공합니다. 그리고 엔비디아 와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차용 칩셋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칩셋과 베이스밴드 모뎀을 활용하여 엑시노스 오토를 출시하고, AMD의 GPU를 엑시노스 칩셋에 이식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흐름입니다.

테슬라와 구글은 자율주행을 위해 자체설계한 칩셋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테슬라가 모델3 이전 모델에 사용한  HW2의 경우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듯, 자율주행과 관련된 플랫폼을 보유하지 못한 자동차 회사들의 경우, 엔비디아의 GPU와 미디어텍의 베이스밴드 모뎀이 결합된 하드웨어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엔비디아와의 협업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미디어텍의 전체 매출 중 50%는 모바일 AP가 아닌 Wifi칩셋, 전력반도체, TV용 SOC, IoT 센서 등 각종 전자제품에 활용되는 프로세서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미디어텍은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와 통신용 모듈, 그리고 각종 전력용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자동차용 반도체는 신뢰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제조나 설계가 소비자용 전자제품과 다르고 자동차 회사로 부터 승인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동차용 반도체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데는 중기적인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2023년 5월 미디어텍과 엔비디아 CEO의 협약